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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빛나는 내일을 설계하다 - 이뎀도시건축 곽희수 대표

작성일 : 13.07.07(일)

written by Editor 한자현photo by 백기광

CEO의 자격
희망으로 빛나는 내일을 설계하다 - 이뎀도시건축 곽희수 대표

영화 <작업의 정석>, 드라마 <신사의 품격>. 매스컴에 비쳐지는 건축가는 세련된 도시인 그 자체다. 깔끔한 정장 차림, 고급스런 바에서 값비싼 위스키를 즐기는 모습.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아틀리에(소규모 건축설계사무소) 대표로 꼽히는 곽희수 건축가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덥수룩한 머리와 수염, 재킷에 운동화. 그런 그에게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느낀 것은 왜일까.
Written by 한자현 Photo by 백기광

굳이 이뎀도시건축 사무소에 찾아가지 않아도 곽희수 대표의 얼굴과 마주할 수 있다. 일명 고소영 빌딩으로 불리는 청담동 ‘테티스’, 난지한강공원에 위치한 ‘한강가디언스’, 배우 원빈의 집으로 유명한 ‘42번 루트하우스’,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등장하는 ‘모켄 펜션’ 등. 출퇴근 하는 길에, 교외로 놀러가는 길에 그의 작품들을 스친다. 단순히 아름답다는 느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눈길을 사로잡으면서도 그만의 독특한 색깔이 확실하게 담겨있다.

“예전에 박원순 변호사와 토크쇼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박 변호사는 소셜(social)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하더니 서울시장이 됐죠. 사회를 디자인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한 삶으로 이끌어가겠다’ 이런 뜻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그래요. 건축가라기보다는 아키테이너(Architect+Entertainer)죠. 제 건축물을 본 사람들에게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던질 수 있는 미디어가 되고 싶거든요.”

창의, 그 끝은 어디인가
2층이 없는 3층집(42번 루트하우스), 4면의 모습이 서로 다른 빌딩(테티스)…. 각종 건축상을 휩쓸 만하다. 하나같이 ‘어떻게 이렇게 만들 생각을 했을까’라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참신한 발상이다. 그는 반듯한 면과 선, 정해진 법칙을 거부한다.
“복도가 좀 구불구불하면 안 돼요? 거실을 잠자는 공간으로 만들면 큰일 나나요? 기능주의 건축은 너무 ‘폭력적’이야.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이 없어요. 왜 사람들의 삶을 마음대로 나눠놓고 지배하려고 하느냐 이거예요. 이 세상에 모두가 숭배해야 마땅한 절대적인 양식이란 건 없어요. 거기에 도취돼있는 건 터무니없는 짓이에요.”

지난 달, 2013 김수근 건축상 프리뷰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FS ONE’도 국제적으로 획일화된 건축 문화에 대한 도전에서 비롯됐다. ‘동네 상가는 왜 호텔과 경쟁하지 않는가’가 주요 컨셉이다. 레스토랑 기능을 강화시켜 근린생활시설에 적용한다면 작은 동네에서도 호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먹고 자고 놀고…. 꼭 호텔이란 시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아닌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 규칙처럼 정해졌어요.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기준들이죠. 덕분에 역동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어요.”

디지털 아티스트 등 다른 업종 종사자들과 협력해 새로운 장치를 설치하고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데도 열정적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잉어떼’에 관심을 쏟고 있다. 물에서 헤엄칠 수 있는 로봇 물고기다. 겨울에는 물이 얼고, 물고기를 관리할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을 위한 신개념 연못을 만들 계획이다. 그에게 건축은 철근콘크리트를 세우는 작업,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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