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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행복한‘한 달’이 될 거예요 작성일 : 01.31(화)
written by Editor 윤혜은 photo by 송인호 hit:1600



소셜 벤처 <이지앤모어>

이제 행복한‘한 달’이 될 거예요

 

작년 봄, 우리를 기함하게 했던 뉴스를 아직 기억하고 있다. 저소득층 가정의 초등 여학생들이 신발의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해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분기별로 저소득층 가정의 기초생활을 염려하면서도 그 가정의 아이들이 응당 받아야 할 성교육과 보호에 대해서는 얼마나 무지했던가. 돌이켜보면 기자부터도 그들의 식탁에 올라갈 쌀과 반찬, 그리고 계절을 견디는 냉난방용품 지원에서 벗어난 생각을 해본 적은 없던 것 같다. 다행히도 이 같은 소식이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되면서 ‘아동 위생’이 기본권으로 존중되어야 하는 데에 동의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서 기자는 정부보다 앞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월경을 돌보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소셜 벤처 <이지앤모어>는 모든 여성들의 월경이 ‘행복한 날’이 되기를 꿈꾸고 있었다.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송인호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기자의 ‘그날’은 우울하게 기록되고 있다. 아랫배와 골반의 통증은 물론이고, 해가 거듭될수록 월경전증후군(PMS)까지 더해져 온몸의 신경은 성난 고양이처럼 작은 자극에도 예민해지기 일쑤이니 말이다. 아마 거의 모든 여성들이 매달 공통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경험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와중에 생리대 공수의 어려움까지 겪는다면 어떨까. 일반적인 여성들이라야, 부주의한 어떤 날 미처 생리대를 챙기지 못하더라도 옆자리 동료나 친구에게 ‘쉽게 빌리면’ 금세 해결되는 문제이다. 그동안 월경으로 인한 신체와 정신의 변화로 고통받아왔지, 월경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고통은 느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지앤모어의 출발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이 스스로에게 건넨 질문은 다음과 같다. 모든 여성들이 ‘평등’하게 월경을 맞는 세상이 온다면 우리는 ‘함께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모어박스를 구매한 당신은 이미 ‘행복파트너’
2016년 4월에 정식 서비스를 오픈한 이지앤모어는 ‘와디즈(wadiz)’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처음 저소득층 아이들의 월경을 보듬었다. 고객들이 생리대를 구매할 경우 ‘1+1’ 개념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생리대를 전달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아이들이 처한 문제는 수면 아래에 가려져있던 시기였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우리가 몰랐던 아이들의 월경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이지앤모어를 향한 관심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기자는 이제 막 탄생한 ‘예비 사회적기업’의 짧은 역사를 듣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하지만 노아림 팀장은 이지앤모어를 ‘소셜 벤처(social venture)’라고 소개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아직 사회적기업으로 정식 승인을 받을 건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저희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에요.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지속적으로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죠. 이지앤모어를 여성과 ‘평등한 월경’ 사이를 이어주는 경로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생리대는 생필품이지 사치품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후자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아요. 유기농 생리대를 쓰는 30대가 있는가 하면, 생리대 자체를 사용할 엄두도 못내는 10대 청소년들이 매달 월경을 맞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모든 여성들의 월경 환경이 기본적으로 동등해지기를 바라고 있죠.”
이지앤모어는 생리대를 판매하면서 생기는 수익의 일부로 저소득층 아이들뿐만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차상위계층의 아이들에게도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단순히 생리대 지원에만 지원해만 집중했다면 서비스 오픈 1년이 되어가는 지금, 그들의 시선은 한층 더 넓어졌다. 아이들이 앓고 있는 여성 질환 등을 치료해주고 자신의 몸에 대해 바로 알 수 있게끔 성교육까지 진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고객들이 저희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는 생리대를 ‘모어박스’라고 부르고 있어요. 한 개의 모어박스를 구매할 때마다 1,000원 단위로 포인트가 적립되는데, 바로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죠.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생리대가 바로 ‘이지박스’예요. 그런데 이 이지박스를 전달하면서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생리대만 지원한다고 해서 그들의 월경이 당장 핑크빛으로 변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물론 당장 생리대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그 아이들이 건강한 여성으로 자라는 데에 보다 필요한 지원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예를 들자면, 그동안 생리대를 청결하게 사용하지 못하다보니 각종 질병에 노출된 친구들이 많아 치료를 돕기도 했고요. 체질상 일회용 생리대가 맞지 않아 면생리대로 지원 물품을 바꾼 경우도 있어요. 요즘은 초경을 시작하는 나이가 점점 어려져서 그런지 심지어 생리대를 지원받아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친구들도 있더군요. 그래서 성교육을 기획하게 되었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이지앤모어의 배려에 왜 기자가 고마운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같은 성(性)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울컥 올라오는 감정의 뒤로 얼굴도 모르는 ‘동생’이 생긴 기분마저 들었다.


그날이 오면 같이 웃어요
이지앤모어는 두 달에 한 번, 두 달 치의 생리대가 담긴 이지박스를 배송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순면커버의 유기농 제품이 전달된다. 택배 발송 외에도 가능한 한 달에 한 번은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만나 마음을 나누려고 한단다. 노아림 팀장은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미소 지었다.
“이지박스를 전달받은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고마워해요. 그런데 아무래도 사춘기 소녀들이라 그런지 고마움을 표현하는 데에 어색한 것 같더라고요(웃음). 쑥스럽기도 하고. 괜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것 같고 말이죠. 그래서 다소 퉁명스러워 보이는 아이들 앞에서 ‘우리가 실수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지금은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메신저를 통해 언니, 언니 하면서 잘 따르고 있어요. 아이들이 저희에게 마음을 여는 게 어려웠던 만큼 우리도 그 아이들에게 무작정 손을 내밀기보다는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다가가야겠다고 느꼈죠.”
이지앤모어의 등장으로 변화하는 아이들의 생활을 체감하는지도 궁금했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사실 도움을 주고 있는 입장에서 본인들의 피부로 느끼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고 고백했다.
“적어도 저희를 만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경제적인 여건이 생길 때까지는 생리대를 걱정 없이 쓸 수 있게 돼요. 하지만 생리대를 지원받아도 예전의 습관대로 아까워서 하루에 한 두 개 정도만 쓰고 마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아파요. 아이들의 웅크린 마음을 녹이고 그들이 보다 다채로운 삶과 마주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그래서 1월 중에는 우리의 지원을 받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초경파티’를 열 예정이에요. 생리 자체를 부끄러워하고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참 안쓰러웠거든요. 다과회도 즐기고, 생리대를 사용하는 방법에서부터 교체 횟수 등 실질적인 성교육을 준비했어요. 우리 자신의 몸이 얼마나 소중하고 축복받아야 하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조금 더 밝고 즐거운 환경에서 환시시키려고 해요. 지금까지는 부스러기사랑나눔회를 비롯해 대전 대덕구 및 부산 사하동의 지역 주민센터와 연결을 해서 아이들과 만남을 이어왔는데요, 첫 초경파티는 저희 회사가 송파구에 있는 만큼 이 지역의 아동들을 우선적으로 초대하려고 해요.”

 

우리를 위한 변화, ‘월경문화’
우리나라 여성들의 92%가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한다고 한다. ‘탐폰’이나 ‘생리컵’은 외계인의 그것이나 다름없다. 외국에는 생리대의 종류는 물론이거니와 브랜드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한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기자부터도 이날 인터뷰를 통해 유기농 생리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노아림 팀장은 일반 일회용 생리대가 몸에 해를 끼치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이 보다 다양한 월경문화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게 청소년들 대상의 ‘초경파티’에 앞서 일찍이 ‘생리컵 수다회’가 열리고 있었다.
“저희 대표님은 문컵(생리컵)을 사용하고 있는데 꼭 해방된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아직 겁이 나서 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개인의 몸에 맞는 생리대를 착용하면 우리의 몸을 더 건강하게 아낄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마련했어요. 생리컵을 사용하는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장단점과 착용 후기들을 나누는 자리죠. 사실 생리컵이라는 존재가 낯설기도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수입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 사이트를 통한 ‘직구’만 가능하거든요. 비싼 제품을 덜컥 살 수 없기 때문에 여성들 사이에서 양질의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면생리대 수다회’도 마련할 예정이란다. 그 자리에서는 면생리대가 왜 좋은지, 어떻게 세척해야 하는지 등 생활밀착형 이야기가 피어날 것이다. 평소 궁금했지만 마땅히 해소할 수 없어서, 또 시도해보기 귀찮다는 이유로 마트를 배회하던 여성들에게 희소식이리라. 문득 기자도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늘 한 브랜드의 한 가지 라인만 기계적으로 구입해온 터였다. 괜스레 내 몸에게 미안해지기도 했다. 이지앤모어가 만들고자 하는 변화가 바로 이런 것일까.
“저희는 모든 아이들이 생리대 걱정 없는 세상을 꿈꿔요. 또 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바로 알고, 조금 더 똑똑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같은 메시지가 오고가는 창구 역할을 이지앤모어가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랄뿐이죠. 끝으로, 소셜 커머스를 통해 최저 가격으로 생리대를 구매하는 대신 저희를 매개로 가치 있는 소비를 하는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웃음). 고맙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 앞으로도 저희가 잘 전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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