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해 주세요
앤써구독신청
 
G500신청
 
G500 프리미엄신청
 
휴지통신청
무료신청
앤써 지정배포처
앤써 기사
앤써 최신기사
청춘의 거리 샤로수길
거리마다 똑같은 가게, 비슷한 카페. 색다른 장소가 없을까 생각했다. 프랜차이즈 업체...
평등한 삶을 위한 위대한 ...
우리는 매일 각종 미디어와 사람들이 쏟아내는 정보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필요한 정보를...
달콤한 휴식
무더위가 대체 뭐라고.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쉽게 짜증나고 우울해진다. 하루의 시...
인기기사
교육뉴스
앤써 기사 > 앤써피플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우울시계가 째깍거린다 작성일 : 16.09.19(월)
written by Editor 윤혜은photo by 송인호 hit:3258
만나고픈 사람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우울시계가 째깍거린다

임세원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나는 지나치게 감상적인 사람이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감정의 늪에 빠져 울적해지곤 한다.

어렸을 때는 또래 친구들보다 예민한 감수성 덕을 보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피곤만 더해질 뿐이다.

안 그래도 유쾌한 소식은 자꾸만 줄어드는 세상에서 나는 애써 우울할 이유를 찾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내 멋대로 마음의 병이라 진단을 내리고 맘껏 무기력해지던 여름의 끝자락에서 임세원 정신과 의사를 만났다.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이자 매일 환자와 마주하는 의사인 그는 자신의 전공분야를 ‘자살예방’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당일에도 어쩐지 까무룩 감기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앞에 앉아 있는 취재원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Written by 윤혜은  Photo by 송인호  

 

 

 

‘한 번씩 기분이 바닥칠 때는 어떻게 하세요?’ 
‘저만 세상을 혼자 사는 기분이에요. 갑자기 외롭고 서글퍼지네요.’
‘주기적으로 기분이 다운돼요.
이런 날에는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까요?’  

 

평소 기자가 자주 접속하는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에는 종종 이런 글이 올라오곤 한다. 당장이라도 넘쳐흐를 것 같은 마음을 토로하는 문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이 이어지는 찰나, 댓글의 대부분도 우는 이모티콘과 함께 가벼운 공감을 표할 뿐, 누구도 아득한 상황에서 벗어날 해답을 제시하지 못한다. 아, 나까지 먹먹해지는 기분이다.

 

우울은 결코 내 감정을 주도할 수 없다
임세원 교수는 이 같은 사람들에게 힘들수록 자신의 삶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루틴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끼니를 챙겨먹으면서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틈틈이 휴식을 취할 것’. 평범하다 못해 지루해보이기까지 하는 이 하루는 얼마나 소중한 날인가.

심리적인 위기에 처해보지 않는다면 결코 쉽게 깨달을 수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모든 걸 중단하고 싶은 날들이 있다면 지금부터 임세원 교수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자.

“인간의 생각은 감정의 영향을 받아 이뤄집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좋은 생각, 기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우울하거나 슬픈 생각이 먼저 들기 마련이죠.

 우리의 뇌는 기분이 좋은 데 슬픈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져 있지 않거든요.

감정이 먼저고, 생각이 따라오는 게 보통이에요.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부위는 깊은 곳에 자리한 반면,

사고하는 부위는 그보다 겉 부분에 있기 때문이죠.

가령 자신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곧 우울한 감정이 개입돼 있다는 말이에요.

이때 자신에게 처한 상황 자체를 한 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생각을 부정적으로 왜곡시키는 부분만 교정해도 고통의 시간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답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을까?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듯이 우울하게 되면 세상만사 모든 게 귀찮아지고 심지어는 스스로가 무가치한 존재로 느껴지지 않는가. 방법은 딱 하나, 정면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

우울증이 나를 몰고 가는 방향으로 끌려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임세원 교수는 일단 우울증을 등지고 서서 밥을 먹으러 한 걸음, 친구를 만나러 한 걸음, 산책을 하러 한 걸음씩 나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무기력의 터널 끝에 다다를 수 있다고 말이다. “저 역시도 급작스럽게 몸이 안 좋아지면서 한 차례 깊은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어요.

그동안 환자와 나눈 상담들이 결국 저를 향한 이야기가 되어 돌아오더군요.

의사이자, 또 병을 이겨낸 한 명의 환자로서 같은 증상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책을 쓰면서 어두운 시간들을 견뎌냈죠. 제 책 제목이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예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모두 ‘더 좋은’ 날들을 바라거든요.

지금 이 고통에서 해방되기를 기도하고, 뚜렷한 고통이 없더라도 저마다 서로 다른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에요. 따라서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근거’가 필요해요.

가령, 내일 날씨가 좋아지길 기대하는 건 단순한 바람일 뿐이죠. 날씨를 변화시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내 인생을 꾸려나가는 일은 달라요. 끊임없이 ‘나 자신’이 개입되어야 하니까요.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면 일단은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내 삶의 근거는 오직 나만이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그래야만 언젠가 불쑥 우울이 찾아와도 큰 수렁에 빠지지 않을 수 있어요.”  

 

 

내가 느낄 수 있는 마음
내가 전할 수 있는 마음

우울증을 앓는 이만큼이나 그들의 기분에 통감하는 게 바로 가족들이다.

하지만 마음만 앞선 섣부른 행동은 도리어 환자로부터 상처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의 가족과 친구, 주변인들에게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임 교수는 무엇보다 ‘함께 우울해지지 말 것’을 강조했다.

“누구 한 명이 아픈데 온 가족이 다 아프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집안은 어떻게 될까요?

적어도 다른 사람들은 기운을 내야 해요.

마치 팀으로 하는 운동 경기를 함께 이끌어나간다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각자의 포지션을 지키면서 같은 편 선수를 향한 응원을 보내듯 말이에요.

우울증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중 투병생활이 긴 환자가 있다면 소위 ‘초상집’ 같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특히 유의해야 해요.

그러면서 아파하는 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하죠.

꼭 말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은 때론 말보다 그들을 에워싸고 있는 믿음과 신뢰로 이뤄지기도 하니까요.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염려해주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상대가 애쓰지 않아도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혹 나의 엄마가, 남편이, 우리 딸이 우울을 앓고 있지는 않나 걱정이 된다면 다음의 사항들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동물은 성취의 순간에 자신의 몸짓을 부풀린다. 인간도 마찬가지어서, 특정 상황으로부터 위축되거나 도망가고 싶을 경우 일단 평소보다 행동이 느려진다고 한다.

표정이 사라지는가 싶더니 식욕도 느끼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기도 한다.

그리고 식욕 부진은 곧 불면증을 야기한다. “단, 이런 증세는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우울감에서 멈추기도 해요. 따라서 우울‘증’과 우울‘감’을 구분해야 하죠.

장마가 지속돼서, 내 고양이가 밥을 잘 안 먹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다운되는 것처럼 우울감 자체는 인간 고유의 감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우울하다고 해서 모두가 병에 걸렸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요.

물론 병으로써의 우울증은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면서, 종래에는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같은 낌새가 보인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오늘을 ‘오늘’답게 살아가기
고백하자면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임세원 교수와 대놓고(?) ‘우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괜스레 나에게도 우울의 파도가 밀려오지는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질문지를 넘길수록 잃고 나면 소중하고 안타까운 게 바로 ‘일상’이라는 깨달음이 머릿속을 밝혔다.

“병으로부터 나아진다는 것도 결국 원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만약 기자님이 우울증을 앓는다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기사를 쓰는 일상이 바로 병이 나은 상태인 셈이지요.

삶의 가치와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단한 데에 숨어 있는 게 아니에요.

가족과 함께 하는 저녁식사에 있을 수 있고, 내가 당장 일 할 수 있는 직장과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의 소소한 기쁨에 있을 수 있죠.”

사람들은 미래를 걱정하면서 불안해하거나, 지나간 일들을 후회하면서 우울해지곤 한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사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 대한 후회는 현재를 망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보내는 오늘도 행복할 리 없으니 말이다.

현재를 준비하지 못하면 내가 원하지 않는 미래는 없고, 벗어나고 싶은 과거만 도리어 반복하는 꼴이 된다.

임세원 교수의 마지막 조언이 가슴 한 구석을 찌르고 지나간다.

“인간은 단 10분 후도 먼저 살 수 없어요. 내가 호흡하고 있는 이 순간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시간에만 집착한다면

결국 역설적인 삶을 살게 될 뿐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언젠가 작은 실패에도 크게 무너졌던 시기가 있었다.

한동안 이런 나라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감싸 안는 사람과, 공간과, 소리를 찾아다니며 겨우 마음을 다스렸다.

당시에는 나의 좌절을 애써 숨겼지만 스멀스멀 피어나는 기운은 어쩔 수 없었으리라.

모르면 모르는 채로, 또 알면 아는 채로 자신에게 기대오는 머리를 지탱해준 이들에게 늦은 감사 인사를 전해본다.

그러니 여러분 역시도 매일 아침, 당신의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 한 이들을 떠올리며 ‘오늘’을 살아가길 바란다.  

 

 


목록
샘플신청 자세히보기
목록보기
회사소개 제휴광고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사이트맵 해오름 앤써샵 블로그